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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이 무너뜨린 100달러 유가 기준…🔥 실은 기름값이 더 무서워

시사

by techsnap 2026. 5. 1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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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브렌트유 가격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거의 40% 상승했고, 미국 내 가솔린 평균 가격은 무려 52%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머물며, 일부 전문가들이 예상한 '역대 최대 공급 차질'에 비해 유가 상승폭은 제한적이다.

Brent crude prices are up almost 40% since the start of the Iran war, while the average U.S. cost for a gallon of gasoline has risen 52%. - Getty Images

Global oil prices have been stuck near $100 a barrel — much lower than some expected, given what the

핵심은 원유 자체보다 정제 제품에서 나타나고 있다. JP모건 전략팀은 소비자가 구매하는 건 원유가 아니라 휘발유·디젤·제트연료라며, 이들 정제유 가격의 급등이 진짜 충격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Yet relying on that barometer alone might be an outdated approach. The war’s true effect on the global energy markets may best be seen by looking at the products that are refined from each barrel of crude oil, rather than the overall price, according to strategists at J.P. Morgan. Products refined from a barrel of crude oil include jet fuel, gasoline and diesel.

원유 가격은 100달러, 하지만 정제유는 폭등 중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란 전쟁이 시작된 2월 28일 이후 약 40% 상승했고, 배럴당 101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통계 분석 기관인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결코 작은 폭이 아니지만, 당초 월가에서 예상한 ‘역대 최대 공급 차질’에 비하면 다소 제한적인 반응이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에너지 가격은 원유가 아니라 정제유라는 점이다. JP모건 전략팀이 지적하듯, ‘소비자는 원유를 사지 않는다. 연료를 산다’는 게 핵심이다. 실제로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쟁 전 2.98달러에서 지난 금요일 기준 4.55달러로 52% 급등했다. 제트연료는 더 심각하다. 미국 현물 시장에서 제트연료 가격은 무려 72% 상승했고, 아시아와 유럽, 미국 전역에서 제트연료 가격은 거의 두 배로 뛰었다. 이는 단순한 인플레이션을 넘어 공급망 붕괴의 징후로 읽힌다.

이처럼 원유 가격보다 정제유 가격이 훨씬 더 빠르게 오르는 현상을 JP모건은 ‘배럴 아래로 압력이 밀려내려가는 현상(“pushed down the barrel”)’이라고 표현했다. 원유 시장은 일정 수준의 탄력성(유연성)이 있지만, 정제 공정은 그보다 훨씬 덜 유연하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특히 아시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이 지역의 정제유 가격은 1월부터 4월 사이 무려 60%에서 120%까지 치솟았다. 이는 원유 가격 상승률의 1.5배에서 3배에 달하는 ‘재가격화(repricing)’ 속도다.

정제 마진이 말해주는 시장의 신호

정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정유사들의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 크랙 스프레드란 원유를 정제해 얻은 제품의 판매 가격에서 원유 구매 비용을 뺀 순이익을 의미한다. JP모건에 따르면, 제트연료의 크랙 스프레드는 배럴당 80~100달러에 달하며, 이는 ‘비정상적일 정도로 높은 수준(extraordinary)’이라고 평가된다. 시장이 정유사에게 ‘제트연료를 최대한 많이 생산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결정에는 부작용이 있다. 정유사가 제트연료 생산을 늘리면, 같은 원유에서 나올 수 있는 다른 제품들, 예컨대 휘발유나 디젤의 생산량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실제로 미국 내 휘발유 일일 생산량은 작년 동기 대비 34만 배럴 감소한 상황이다. OPIS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미국의 여름 여행 시즌을 앞두고 치명적인 타이밍이다. 메모리얼데이를 기점으로 본격화되는 미국의 하이웨이 시즌에 휘발유 공급이 줄어들고 가격은 오르는 악순환이 시작되고 있다.

아시아와 미국, 다른 충격의 지형도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가 정제유 가격 급등의 중심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입에 의존하는 중국, 인도, 일본 등은 전쟁 발발 이후 해상 운송 리스크가 급증하면서 정제유 공급망이 가장 심하게 흔들렸다. 정제시설은 가동률을 유지하려 하지만, 원료 공급의 불확실성과 보험료 상승, 선박 운임 급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정제유 가격을 밀어올렸다. 반면 미국은 자체 원유 생산과 정제 능력이 높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수출 중심의 정책이 오히려 내수 공급 부족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정유사들이 수익성이 더 높은 해외 시장에 디젤과 제트유를 수출하면서, 국내 휘발유 공급은 소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미국 내 정제 시설의 노후화와 인력 부족 문제도 구조적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신규 정제시설 건설은 환경 규제와 투자 비용 문제로 어려운 상황이며, 기존 시설도 극한 상황에서 가동 중이다. 이럴 때 충격이 발생하면 정제 능력 자체가 병목 현상을 일으키며, 원유 공급보다 정제 제품의 가격 변동이 더 빠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앞으로의 전망: 원유보다 정제유가 키워드

JP모건은 향후 전망에 대해, 원유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어느 정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더라도, 정제유 가격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공급 차질의 여파가 점점 ‘정제 제품’ 쪽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곧 ‘수요 억제(demand destruction)’의 진정한 지표도 정제유 시장에서 나타난다는 의미다. 소비자들이 높은 기름값에 놀라 운전을 줄이거나, 항공사가 운항 감축을 결정하는 순간, 그 충격은 원유보다 먼저 휘발유와 항공유 시장에서 반영된다.

결국, 이란 전쟁이 드러낸 건 ‘100달러 원유’라는 구시대적 기준의 무용성이다. 시장의 진짜 체감 온도는 정제유에서 나온다. 정유사들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정부는 연료 보조금 확대나 전략비축유 방출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공급망의 안정과 정제 능력의 확충뿐이다. 전쟁이 끝나도, 그 여파는 연료통 속에서 오랫동안 남아 소비자를 괴롭힐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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