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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위험 무릅쓴다? 이라크, 할인 유류로 선박 유인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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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chsnap 2026. 5. 6.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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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이라크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원유를 운송하려는 선사들에게 배럴당 27% 이상 할인된 가격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수급에 핵심인 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상황에서 원유 수출을 유지하기 위한 비상 조치다.

Iraq has offered to cut the price of crude oil by more than a quarter for shipping firms prepared to risk travelling through the Strait of Hormuz to collect it.

호르무즈 해협 폐쇄 이후 걸프 지역에는 수백 척의 선박이 발이 묶인 상태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석유와 가스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현재 이란과 미국 간 긴장 고조로 통행이 극도로 위축됐다.

Hundreds of vessels were stranded in the Gulf after the Strait of Hormuz was closed - Amirhossein Khorgooei/ISNA/AFP via Getty Images

이라크, 위기 속 원유 수출 살리기 위해 파격 제안

이라크 정부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각오를 한 선사들에게 배럴당 최대 33.40달러, 즉 27% 가까이 할인된 가격으로 원유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라크산 '바스라 미디엄(Basrah Medium)' 원유가 배럴당 약 124달러에 형성된 상황에서 나온 파격 제안이다. 이라크 국영 석유마케팅공사(Somo)는 공지를 통해 이번 주 할인폭을 33.40달러로 설정했으며, 이후 기간에는 26달러로 다소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수출 기반을 붕괴시키지 않기 위한 긴급 대응이자, 선사들이 위험을 감수할 유인책을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현재 이라크의 원유 수출 상황은 극도로 악화된 상태다. 걸프 최남단에 위치한 바스라 항에서는 4월 한 달 동안 고작 두 척의 탱커만 원유를 적재했다. 이는 3월의 12척, 이란과의 군사 긴장이 본격화되기 전인 작년 말 기준 월 80척 수준에 비하면 무려 97% 이상 급감한 수치다. 원유 수출은 이라크 정부 재정의 약 90%를 책임지는 핵심 수입원인 만큼, 이처럼 수출이 멈추는 것은 국가 경제 전체에 치명타가 된다. 이라크는 단순히 할인만 제시한 게 아니라, 계약 조건에서도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Somo는 이번 제안은 '이미 모든 당사자가 인지하고 있는 예외적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므로 '포스 마주어(Force Majeure)'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는 선사가 위험으로 인해 계약 이행에 실패하더라도, 이라크 측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미다.

호르무즈 해협, 왜 지금 '불의 고리'가 됐나

이번 사태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 위험성에 있다. 이 해협은 오만과 이란 사이에 위치한, 폭 약 21마일(34km)의 좁은 해상 통로지만, 전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의 약 20%가 이곳을 통해 수송된다. 중동산 원유 대부분이 걸프 지역 항구를 떠나 이 해협을 통과해 아시아, 유럽 등지로 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이란과 미국 간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면서, 실제 통행이 거의 멈춰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이라는 민간 선박에 미 해군 호위를 제공하는 구상이 발표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월요일 기준,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단 두 척뿐이었으며, 모두 미국 국적의 선박이었고, 석유 운반 탱커는 아니었다. 이는 이전의 하루 평균 약 135척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숫자다. 위험을 감수하는 선사는 거의 없으며, 해운사들은 미국의 호위가 체계적인 호송대나 조율된 메커니즘 없이 운영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인터탱코(Intertanko)의 팀 윌킨스 대표는 BBC 인터뷰에서 "누가 항해를 시작하나? 누가 선박 대신 당국과 소통하나? 이란 군이 선박을 도발하면 어떻게 대응하나?"라는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며 미국의 전략이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시장, 공포에 휩싸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마비는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월요일 하루 동안 약 6% 급등해 배럴당 114.4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공급 차질에 대한 두려움이 시장 전반에 퍼진 결과다. 더욱이 이란 무인기(드론)가 아랍에미리트의 후자이라(Fujairah) 소재 석유 저장 시설을 공격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후자이라는 호르무즈 해협 동쪽, 오만만에 위치한 항구로, 걸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원유를 적재할 수 있는 전략적 요지다. 아부다비에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유가 공급되며, 걸프 내 통행이 위험할 때 대체 수출 경로로 활용된다. 이곳까지 공격을 받았다는 것은, 중동 에너지 인프라 전체가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이처럼 에너지 인프라가 군사적 목표물이 되는 상황은 과거 사례에서도 큰 시장 충격을 가져왔다. 2019년 사우디 아람코 시설 공격 당시에도 브렌트유는 하루 만에 20% 급등한 바 있다. 현재 상황은 그때보다도 더 광범위한 위협을 내포하고 있다. 해협 통행 자체가 불가능해졌고, 대체 경로마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즉각적인 리스크 평가를 진행 중이며, 대부분의 민간 선사는 보험료 급등과 선원 안전 문제를 이유로 걸프 지역 운항을 회피하고 있다.

미국의 '프로젝트 프리덤', 현실성은?

미국이 내놓은 '프로젝트 프리덤'은 민간 선박에 미 해군 호위를 제공함으로써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재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전시나 국가 비상사태 시 민간 선박을 동원해 군수 물자를 수송하는 기존 방침을 확대한 것이다. 실제로 덴마크 해운그룹 머스크(Maersk)의 차량 운반선 '얼라이언스 페어팩스(Alliance Fairfax)'가 미군 구축함의 호위를 받으며 해협을 통과한 사례가 있다. 이 선박은 미국 국적으로 등록돼 있으며, 미 국방부의 민간선박보유프로그램(CPP)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프로그램이 단기적 상징성 외에는 실질적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한다. 우선, 호위 요청 절차가 명확하지 않고, 이동 경로나 통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 이란이 선박을 정지하거나 공격할 경우, 미군이 즉각 대응할지, 그 대응 수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전략도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은 소형 고속정과 미사일을 활용한 '비대칭 전술'로 유명해, 대규모 함대보다는 산발적 도발에 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 해군이 모든 민간 선박을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된다. 결국 이라크의 할인 제안은 미국의 군사적 보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시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위험 감수형 거래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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