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대학교(USF)에서 나쁜 예감이 현실이 됐다. 실종된 박사과정 유학생 2명 중 한 명의 시신이 다리 위에서 발견되고, 나머지 한 명은 아직 생사도 불투명하다. 놀랍게도 용의자는 두 학생과 함께 살던 룸메이트로, 현재 1차 살인 혐의를 포함해 총 7가지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Roommate charged with killing two University of South Florida doctoral students after one of their bodies was found
사건은 미국 사회에 충격을 던지고 있으며, 특히 유학생 커뮤니티와 방글라데시 가족들에게는 가슴 아픈 비극으로 번지고 있다. 피해자 중 한 명은 이미 다리 위에서 시신으로 발견됐고, 나머지 한 명의 생존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After a University of South Florida doctoral student was found dead on a Tampa Bay bridge, his roommate has been charged with killing him and his friend – also a USF doctoral student – the sheriff’s office said Saturday.
플로리다주 탬파에 위치한 남부플로리다대학교(USF) 소속 박사과정 학생 두 명, 자밀 리몬(27)과 나히다 브리스티(27)가 지난 4월 16일 오후 9시쯤 캠퍼스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연락이 두절됐다. 이들은 방글라데시 출신 유학생으로, 학업에 진지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주변인들에게 기억됐다. 가족 측에 따르면 리몬은 올여름 고향에 돌아가 가족을 만날 계획까지 세워놓은 상태였는데, 돌연 실종되면서 가족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실종 보고는 4월 17일, 가족 친구가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USF 경찰과 힐즈버러 군 보안서(Sheriff’s Office)는 즉각 수사에 착수했고, 용의자로는 리몬과 같은 집에서 살던 동거인 히샴 아부가르비에(26)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아부가르비에는 리몬의 룸메이트였으며, 두 피해자와 같은 건물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는 수사 초기 두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고, 처음에는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4월 18일 두 번째 심문 과정에서 갑자기 협조를 거부하며 태도를 바꿨다.
결국 4월 19일, 아부가르비에의 가족 소유 주택을 수색하던 경찰은 리몬의 시신을 하워드 프랭클랜드 다리 위에서 발견했다. 시신은 도로 옆 난간 근처에 놓여 있었고, 경찰은 즉각 아부가르비에를 체포하기 위한 작전을 개시했다. 이때 아부가르비에는 집 안에서 스스로를 봉쇄하고, 특수기동대(SWAT)와 위기협상팀의 개입이 필요할 정도로 극도의 저항을 보였다. 체포 당시 수건만 두른 채 손을 들어 나오는 영상은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히샴 아부가르비에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USF에서 경영학 학사 과정을 이수한 전 학생으로, 현재는 제적 상태였다. 그는 리몬과 같은 아파트에 룸메이트로 함께 살고 있었고, 피해자 둘 다와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과거에는 폭력 전과가 있었다. 2023년 두 차례 폭행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으며, 모두 기소 철회되긴 했지만, 당시 그의 형제가 법원에 접근 금지 가처분 명령을 신청할 정도로 심각한 갈등이 존재했다.
형제는 법정 문서를 통해 아부가르비에가 자신과 어머니를 폭행했다고 주장했고, 이를 이유로 그가 자신의 집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금지 명령을 요청했다. 이 명령은 2023년 발효됐고, 2024년 5월 만료 예정이었으나, 형제는 연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거부당했다. 그런데 바로 그 집, 즉 형제가 살고 있던 가족 소유 주택이 아부가르비에의 체포 장소였던 점에서, 그가 법적 제재를 무시하고 재입성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사 당국은 아부가르비에의 아파트 내부에서 다량의 혈흔을 확보했고, 이는 리몬과 브리스티 모두가 살해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로 작용했다. 특히 브리스티의 생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혈흔의 양과 위치 분석 결과였다. 경찰은 아부가르비에가 리몬의 시신을 다리 위로 운반해 유기했고, 브리스티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물속 수색 작업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 시점에서 범행 동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사관들은 두 학생과의 갈등, 정서적 불안정, 과거 폭력 경향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유학생들 사이에서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된 정보에 따르면, 아부가르비에는 최근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으며, 학업과 사회적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아부가르비에는 4월 19일 체포된 후, 4월 20일 오전 첫 법정 출석을 가졌다. 힐즈버러 군 검찰청에 따르면, 그는 1차 전살의도살인(First-degree premeditated murder) 2건을 포함해 총 7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 살인 2건 ▶ 사체 유기 ▶ 사망 은폐 목적의 사망 미신고 ▶ 증거 인멸 ▶ 불법 구금 ▶ 폭행 혐의다.
검찰 측은 ‘공소 사실의 개요(probable cause)’에 기반해 기소했으며, 향후 수사 자료 전체를 종합해 정식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 대변인 에린 말로니는 “용의자가 여전히 사회에 위험하다”며, 4월 28일 열릴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구속 연장을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부가르비에는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이며, 변호인 선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리몬의 부검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힐즈버러 군 보안서 조셉 모이어 부서장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간, 폭행 여부 등을 확인할 것”이라며, 결과는 주말 중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브리스티의 시신은 여전히 발견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하워드 프랭클랜드 다리 인근 수역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드론과 수중 탐지 장비, 경찰 보트까지 동원된 대규모 수색이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은 미국 내 유학생 커뮤니티, 특히 아시아계와 남아시아계 유학생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USF 총장 모에즈 리마임은 성명을 통해 “두 학생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애도를 전한다”며, “학교는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조사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피해자 가족에게 심리상담과 법률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리몬의 가족은 방글라데시에서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두 학생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 것이 말이 되는가? 우리는 진실을 원한다”며 통곡했다. 그의 형 자바엘 아메드는 “우리는 점점 감정이 마비되고 있다. 어떤 결과라도 받아들이겠지만, 적어도 진실을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사건은 유학생들이 해외에서 겪는 안전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많은 유학생이 외국에서 혼자 생활하며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을 겪지만, 그에 대한 사회적 지원 시스템은 여전히 미흡하다. 특히 아시아계 유학생들은 언어 장벽과 문화적 소외로 인해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된다.
SNS에서는 #JusticeForZamilAndNahida 해시태그 운동이 확산되고 있으며, 방글라데시와 미국 내 유학생 단체들이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정의 실현을 촉구하고 있다. USF 캠퍼스에서는 추모 촛불집회도 예정돼 있다. 이 비극이 단순한 범죄를 넘어, 유학생 보호 정책과 정신 건강 지원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고를 요구하는 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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