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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신용 시장도 안전? 연준의 경고와도 다른 신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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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chsnap 2026. 5. 9.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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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사모신용(private credit) 시장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리스크는 ‘제한적이고 관리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시장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상대적으로 안도감을 주는 진단이다.

A new report out from the Federal Reserve on Friday says risks to the financial system from private credit “appear limited and manageable.”

다만 연준은 자산 인출과 부정적인 심리가 일부 차입자,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기업은 대안적인 자금 조달 수단도 비싸거나 접근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However, the central bank warned that “redemptions and negative sentiment could lead to a reduction in credit availability for some borrowers, especially those with relatively higher credit risk, who could find other sources of credit costly or difficult to access.”

사모신용 시장, 왜 갑자기 주목받고 있나

사모신용 시장은 최근 몇 달 사이 급격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기존 은행 대출보다 유연한 조건으로 중소기업이나 프라이빗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면서 성장한 이 시장은, 금리 인상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수익률을 보여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모신용 업체 블루오우 캐피털(Blue Owl Capital)의 합병 무산이 도화선이 됐다. 이 사건은 투자자들 사이에 ‘탈출 러시’를 촉발했고, 연이은 인출 요청이 시장 전반에 불안감을 퍼뜨렸다.

사실 사모신용 상품은 유동성이 낮은 구조다. 대부분의 펀드는 자산을 장기로 묶고, 투자자도 쉽게 돈을 뺄 수 없다. 하지만 오픈엔드 형태의 펀드는 일정 조건 하에 매일 인출이 가능하게 설계돼 있다. 이 모순이 리스크로 작용했다. 연준 보고서도 이를 지적하며 ‘유동성 변환 리스크(liquidity transformation risks)’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쉽게 말해, 매일 인출이 가능하도록 약속하면서도 실제로는 팔기 어려운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흔들리면 강제로 자산을 싸게 처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구조적 취약성은 AI 기술의 등장과 맞물려 더 부각됐다. AI는 기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을 빠르게 무너뜨릴 수 있다. 특히 사모신용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 회사의 채권을 보유한 펀드는 부도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선 ‘AI가 사모신용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지 이미 몇 달 됐다.

연준의 핵심 판단: 리스크는 ‘제한적’이지만 방심은 금물

그럼에도 연준은 전체 리스크를 ‘제한적이고 관리 가능하다( limited and manageable)’고 평가했다. 이는 단순한 낙관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연결고리와 손실 전이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한 후 내린 결론이다. 현재 사모신용 시장에서 발생한 부도나 자산 손실이 은행권이나 증시 등 주요 금융기관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연준에 따르면, 사모신용 시장 내 대출 부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급이자 대신 지분이나 배당으로 보상하는(Payment-in-kind, PIK)’ 조항의 사용 빈도가 늘어난 점은 주의 깊게 봐야 할 신호다. PIK 조항은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기업이 이자를 현금 대신 추가 채권이나 지분으로 갚는 방식이다. 즉, 상환 능력이 약화된 기업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생명보험사들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연준은 지난 10년간 생명보험사들이 위험하고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를 늘려왔으며, 이로 인해 사모신용 시장이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보험사 입장에선 장기 수익률 확보를 위해 고위험 자산에 투자할 유인이 크지만, 시장 전반이 흔들릴 경우 이들 기관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특히 보험사는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이들의 투자 전략 변화는 시장에 큰 파장을 줄 수 있다.

은행의 역할과 연준의 관찰 자세

은행들의 움직임도 중요한 포인트다. 연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기준으로 은행들은 사모신용 펀드에 대한 대출을 계속 늘리고 있다. 일부 펀드에 대한 대출은 줄었지만, 다른 펀드에는 더 많은 자금을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이런 조정이 과거 패턴과 일치하며, 은행들의 정상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는 은행들이 사모신용 시장에 여전히 신뢰를 갖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뢰가 무조건 안전을 의미하진 않는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은행들은 CDO(채무담보부증권)에 대한 노출이 ‘관리 가능하다’고 봤지만, 결국 시스템 전반에 충격이 전파됐다. 연준도 이런 역사적 교훈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3월 “사모신용 시장에서 전염 리스크(contagion risk)는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지금은 괜찮지만,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사모신용 시장이 규제를 비교적 덜 받는 오버더코스터(OTC) 영역이라는 점에서, 투명성 부족이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연준의 반기 보고서는 이런 시장의 ‘보이지 않는 균열’을 조기에 발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전체 금융 시스템 리스크 진단: 주식 밸류에이션도 눈여겨봐야

사모신용 외에 연준이 점검한 다른 리스크 영역은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산 밸류에이션(Asset valuations)’ 항목에서는 주목할 만한 지적이 있었다. S&P 500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 ratio)이 여전히 역사적 분포의 상단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과거 대비 주식이 비싸다는 의미다.

또한 주식시장의 위험 프리미엄(equity premium)도 역사적 평균보다 크게 낮은 상태다. 이는 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는 데 요구하는 보상이 작아졌다는 뜻이며, 시장에 과도한 낙관심리가 깔려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준은 이런 고밸류에이션 상태가 시장 조정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보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결국 연준의 이번 보고서는 ‘지금 당장 불이 났다’는 경고가 아니라, ‘화재가 발생할 만한 조건이 일부 조성되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예방적 메시지다. 사모신용 시장은 아직 시스템 전체를 위협할 만큼 크지도, 연결고리도 많지 않지만, 특정 부문에선 취약성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AI 충격, 보험사 노출, 유동성 구조의 모순 등은 앞으로 몇 년간 금융 안정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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