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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기관 수호는 A+… 하지만 경제 운영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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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chsnap 2026. 5. 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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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안경을 정장 주머니에 넣으며 ‘다음엔 못 뵙겠네요’라고 말하고 조용히 방을 떠났다.

After 30 minutes of fielding questions, Jerome Powell put his glasses in his suit pocket, told reporters “I won’t see you next time,” and walked out of

파월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때 연준을 깊이 취재했던 조니 힐센라스는 그를 ‘기관 운영자’로서는 최고 점수를 주지만, 경제 정책 면에선 실망했다고 말한다.

Many of those journalists in the room will now spend the weekend writing patient eulogies for Powell, the man whose nuanced opinions, measured language and slight facial expressions they’ve learned to read. Jon Hilsenrath used to be of those Fed watchers. But after nearly two decades covering the Fed for the, he left the beat to run his own advisory firm, Serpa Pinto Advisory—which means he can now say what he actually thinks.

연준의 수호자, 파월의 마지막 무대

제롬 파월이 연준 의장으로서의 마지막 기자회견을 마무리한 장면은, 마치 한 시대의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안경을 조용히 주머니에 넣고, ‘다음엔 못 뵙겠네요’라고 말한 뒤, 박수조차 시원찮은 기자들 사이를 지나 조용히 사라진 그의 뒷모습은, 언론과 시장이 오랫동안 읽어왔던 미세한 표정과 침착한 어조의 상징이었다. 파월은 8년이라는 기간 동안 연준을 이끌며, 사상 최대급 경제 충격들을 견뎌냈다.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경제 마비, 40년 만에 가장 빠른 금리 인상 사이클, 지역 은행 위기,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끊임없는 공격까지. 트럼프는 그를 ‘멍청이’(numbskull)에서 ‘패배자’(loser)라고 부르며, 해임을 수시로 언급했고, 심지어 법적 조치까지 시도했다.

하지만 파월은 기관의 독립성을 지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 11명의 중앙은행가들 사이에서 대체로 일치된 결정을 이끌어냈다. 그는 시장이 흔들리지 않도록 신중한 언어를 사용했고, 트럼프의 공격이 정점에 달했을 때도 케이블 뉴스에 나서 대응하지 않고, 침착한 영상 성명으로 대응했다. 전 연준 전문기자이자 현재 Serpa Pinto Advisory를 이끄는 조니 힐센라스는 “기관을 운영하고 공공 앞에 서는 면에서 파월은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고 평가한다. 그는 “파월은 극심한 혼란 속에서도 기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고, 신뢰를 유지했다”고 말한다.

경제 정책 실패? ‘공급 충격’을 ‘수요 충격’으로 봤다

그러나 힐센라스는 경제 정책 면에선 파월에게 점수를 주지 않는다. 그의 핵심 비판은, 파월이 2008년 금융위기 때의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 위기를 대응했다는 점이다. 문제는, 금융위기는 ‘수요 충격’이었지만, 코로나 위기는 ‘공급 충격’이었다는 사실이다. 공급망 마비, 생산 차질,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등이 핵심이었지만, 연준은 여전히 수요 쪽에만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연준은 막대한 양적 완화(QE)를 재개했고, 금리를 제로로 내렸으며, 장기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한 것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경제 안정에 기여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의 도화선이 됐다. 힐센라스는 “그들은 10년 전 수요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정책을, 완전히 다른 성격의 위기에도 그대로 적용했다”고 지적한다.

더 큰 문제는 반응 속도였다. 2021년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을 때, 연준은 너무 늦게 움직였다. 힐센라스는 파월이 2021년 6월 기자회견에서 한 말을 결정적 실수로 꼽는다. “나는 그에 대해 말하는 것조차 하고 싶지 않다(I don’t even want to talk about talking about it).” 당시 기자들이 ‘테이퍼링(tapering)’ 가능성에 대해 묻자, 파월이 한 답변이다. 테이퍼링은 양적 완화 축소를 의미하는데, 2013년 ‘테이퍼 탄즘(taper tantrum)’ 때 시장이 공황에 빠진 기억이 있었기에, 파월은 논의조차 꺼내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 침묵은 치명적이었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한 건 그로부터 9개월 뒤였고, 그때 인플레이션은 이미 7.9%까지 치솟아 있었다. 힐센라스는 “그 한 마디는 파월이 상황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그는 과거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새로운 현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인플레이션의 장기화와 ‘신성한 목표’의 붕괴

결국 연준은 2022년 8월 잭슨홀 회의에서 뒤늦게 강경 기조로 선회한다. 파월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고통은 피할 수 없다”며 사상 최고 수준의 긴축을 선언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유동성이 시장에 너무 오래 퍼져 있었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이미 고착화됐다.

문제는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코로나 발생 6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2% 목표를 웃돈다. 물론 이후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트럼프 시절 관세 조치, 미-이란 갈등 등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충격이 있었다. 하지만 힐센라스는 이 모든 것을 ‘더 깊은 병리’의 증상으로 본다. 그가 말하는 병리는, 수십 년간 이어진 초(超)글로벌화의 해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공급망이 저렴한 물건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왔지만, 이 구조가 무너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구조화된 것이다.

그는 “연준은 각 충격을 일시적(one-off)으로 보고 ‘지나가게 두는(look through)’ 전략을 반복했다. 하지만 이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착오적 사고였다”고 비판한다. 결국, 2% 인플레이션 목표는 연준의 신념의 핵심이지만, 그 목표를 5년 넘게 달성하지 못한 현실은, 파월의 경제 운영 능력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퇴임 후에도 남는다… 권력의 계산

흥미로운 점은, 파월이 연준 의장직은 내려놓지만, 연준 이사회 이사(governor)로서 2028년까지 잔류하기로 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1948년 마리너 에클스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공식적으로 파월은 “기관의 독립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떠날 수 없다”고 밝혔지만, 힐센라스는 이를 전략적 판단으로 본다.

현재 연준 이사회는 7명 정원인데, 파월이 자리까지 비운다면,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경우 4석을 채울 수 있다. 이는 과반수를 의미하며, 지역 연은 총재 임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FOMC에는 지역 연은 총재들이 돌아가며 참여하는데, 이들의 성향이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준다. 파월이 남음으로써, 트럼프가 연준을 ‘자신의 연준’으로 바꾸는 걸 막는 셈이다.

힐센라스는 “파월은 자신을 위협하는 대통령에게 핵심 자리를 넘기지 않겠다는 선을 그은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의 잔류는 단순한 개인적 선택이 아니라, 연준 독립성의 마지막 방패막이로 읽힌다. 그가 남는 동안, 연준은 정치적 공격으로부터 숨을 돌릴 시간을 벌 수 있다. 파월의 유산은 혼란스럽다. 기관을 지킨 지도자이자, 경제를 놓친 정책가. 하지만 그의 마지막 선택은, 분명한 메시지를 남긴다. ‘나는 떠나지만, 기관은 끝까지 지킨다’는 결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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