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파월이 남는 이유는? 새 의장 대신 트럼프의 '화풀이 대상' 되기 위해서 🔥

시사

by techsnap 2026. 5. 2. 07:13

본문

기사 이미지

📌 핵심 요약

제롬 파월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이사회에서 물러나지 않기로 한 결정은 후임 의장 케빈 워시에게 오히려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파월은 의장직 임기는 5월 15일까지지만, 이사회 위원으로서의 임기는 2028년 1월까지인데, 그는 이 기간 동안 조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남겠다고 밝혔다.

Jerome Powell’s continued presence on the Federal Reserve’s board of governors after his term as chairman ends might be awkward for his replacement, but could also be a big favor for Kevin Warsh.

수요일, 파월은 연준 본부 리노베이션 건과 관련한 조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이사회에 남겠다고 발표하며 오랜 관행을 깼다. 이는 법무부가 조사를 종료했지만 재개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다. 파월은 “연준에 대한 일련의 법적 공격이 통화정책을 정치적 요인 없이 수행할 능력을 위협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On Wednesday, Powell diverged from long-standing tradition and announced he will remain on the board until the investigation into renovation of the Fed’s headquarters is truly complete. That came after the Justice Department dropped its investigation but left the door open to a renewed probe.

그는 자신이 '그림자 의장'이 될 것이라는 지적을 일축하며, 낮은 프로필을 유지하고 워시의 리더십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He dismissed the notion he would be a “shadow” Fed chair and instead insisted that he would keep a low profile and not interfere with Warsh’s leadership.

파월의 이례적 결정, 단순한 자존심 싸움이 아니다

파월이 의장직을 마치고도 이사회에 남겠다는 건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에도 몇몇 의장들은 퇴임 후 일정 기간 이사회에 남았지만, 대부분은 상징적인 기간을 넘기지 않았다. 예를 들어,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은 1951년까지 이사회에 남았지만, 그는 이미 실질적인 영향력을 잃은 상태였다. 그런데 파월은 상황이 다르다. 그는 여전히 막강한 정치적 인지도를 지닌 인물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통화정책에 대한 공개적 비판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잔류는 단순한 자존심 싸움이 아니라, 전략적인 포석으로 봐야 한다.

특히 중요한 건, 트럼프가 여전히 연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반복해서 금리 인하를 요구했고, 특히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는 와중에도 '경제를 살리기 위한 금리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다르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며, 이는 단순히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들에서 비롯된다. 트럼프 본인이 부과한 관세,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차질, 이민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럴 때 워시가 처음부터 트럼프의 '화풀이 대상'이 되면 리더십 수립이 어려워진다. 그런데 파월이 옆에 남아 있다면, 트럼프의 분노는 자연스럽게 파월에게 향하게 된다. 트럼프는 이미 SNS를 통해 "제롬 '너무 늦었어' 파월은 다른 데는 못 가니까 연준에 계속 붙어 있으려는 거다. 아무도 그를 원하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그런데 이 아이러니한 점은, 트럼프 본인이 2017년에 파월을 직접 임명했다는 사실이다. 즉, 지금의 공격은 과거 자신의 결정에 대한 후회이기도 하다.

파월의 잔류, 워시에게 '숨 쉴 틈'을 준다

워시가 맞이할 첫 번째 난관은 FOMC 내부의 균형이다. 현재 FOMC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우선시하는 '매파'들이 우세한 분위기다.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베스 해머크, 미네소타 연은 총재 닐 카슈카리, 댈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등이 모두 최근의 인플레이션 재점화에 경각심을 드러내며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그들은 FOMC 성명문에서 '추가 조정'이라는 표현을 삭제할 것을 주장하며, 통화 완화 신호를 차단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이런 와중에 워시는 상원 청문회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너무 많이 말한다. 앞으로의 방향성(포워드 가이던스)을 너무 많이 주지 말아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런데 정작 그의 동료들이 성명문을 통해 포워드 가이던스를 내보내고 있는 셈이다. 이는 워시의 리더십에 대한 간접적 도전이기도 하다. 새 의장으로서의 권위를 세우기도 전에 내부에서부터 저항을 받는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의 퇴임은 오히려 워시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미란은 트럼프가 지난해 후반에 임명한 인물로, 경제 데이터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주장해온 인물이다. 그는 '즉각적 완화'를 외치는 소수파였지만, 그 존재 자체가 트럼프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미란이 사임하면서, FOMC 내에서 '무조건 금리 내려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은 사라지게 된다. 이는 워시가 동료들에게 '합리적인 판단'을 설득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

인플레이션은 왜 다시 오르는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강연에서 "한 번의 일시적 충격이 아니라, 연이은 충격들이 인플레이션을 고착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21~2022년 인플레이션을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평가했던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과 가계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고 믿기 시작하면, 임금과 가격 결정 방식이 바뀌고, 그 결과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고착화된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경제는 세 가지 주요 외부 충격을 받고 있다. 첫째, 트럼프 정권의 공격적 관세 정책이다. 수입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는 소비자 물가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렸다. 둘째,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어진 에너지 가격 불안정이다. 셋째, 최근의 이란 전쟁과 협착 해역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이다. 에너지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 인플레이션은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 리스크가 된다.

파월은 여전히 "에너지 충격은 보통 일시적"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월러는 보다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장기적 인플레이션 기대가 흔들리면, 노동시장 약화와 함께 정책 운영이 매우 어려워진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즉, 인플레이션과 실업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연준의 '이중 의무(dual mandate)'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파월의 퇴장 시점이 워시의 운명을 결정한다

결국 파월이 언제 떠나느냐가 워시의 운명을 갈라놓을 수 있다. 만약 파월이 2028년까지 전부 임기 끝까지 버틴다면, 워시는 그림자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힘든 입지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파월이 조사가 끝난 후 수개월 내로 퇴임한다면, 워시는 '자신만의 연준'을 만들어갈 수 있는 창이 열린다.

더 중요한 건, 파월이 트럼프의 '표적' 역할을 해주는 동안, 워시는 내부 설득과 정책 기조 수립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Truth Social에 매일같이 연준 비판 글을 올리겠지만, 그 화살이 대부분 파월을 향한다면, 워시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환경에서 FOMC 동료들을 설득하고, 데이터 기반의 정책 결정을 추진할 수 있다.

결국 파월의 결정은 단순한 개인적 선택이 아니라, 연준의 정치적 생존 전략의 일부다. 연준의 독립성이 위협받는 지금, 한 사람의 희생(혹은 전략적 잔류)이 기관 전체의 안정을 지킬 수 있다. 파월이 '그림자'가 되는 것은 불명예가 아니라, 의도된 전술일지도 모른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