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미국과의 극심한 대치 속에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가 장기전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 아래 '버티기 전략'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이란의 주요 경제 동맥이 마비되면서 석유 저장 위기와 식량 가격 급등, 실업률 증가가 겹쳐 국민들의 삶은 점점 더 피폐해지고 있다.
Iran is suffering in a stand off with the US – but may be betting Trump will blink firston Iran is strangling the Islamic Republic’s main economic corridors – leaving Tehran facing a looming oil storage crisis and its citizens grappling with rising food prices and surging unemployment.
미국이 이란에 가한 해상 봉쇄는 단순한 제재를 넘어 거의 전면적 차단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10일 넘게 지속된 이 조치는 이란 항구와 연결된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미 해군이 항해 경로 전 구간을 철저히 감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로 인해 이란은 원유 수출의 90%를 처리하는 크르그 섬(Kharg Island)을 비롯해 남부 해안의 주요 석유 터미널들을 실질적으로 봉쇄당한 상태다. 석유는 이란 정부의 외화 수입 핵심원이기 때문에, 이 수출이 멈추면 국가 재정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
해양 데이터 분석 업체 Kpler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약 3,000만 배럴의 육상 저장 여유 공간을 더 확보하고 있어 석유 생산을 2~3개월 정도는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저장 공간 부족으로 생산 자체를 줄여야 하는 ‘강제 감산’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미 시장 분석가 에스판디아르 바트만겔리즈(Esfandyar Batmanghelidj)는 "장기 봉쇄가 유지되면 이란의 경제 전망에 확실히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이란 측은 미국이 그만큼 오래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비상 대책으로 퇴역한 노후 유조선을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해양 정보 전문 업체 Tankertrackers.com은 30년 된 대형 유조선 '나샤(NASHA)'가 크르그 섬 방향으로 항해하며 육상 저장소가 아닌, 바다 위 떠 있는 저장고 역할을 하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창의적인 방식으로 시간을 벌려는 움직임은, 이란이 오랜 제재 속에서 생존 전략을 체화해왔다는 방증이다.
지난 1월만 해도 이란 정부는 붕괴 직전이었다. 화폐 가치 폭락으로 시민들이 전국적으로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고, 경제 실패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전쟁이라는 프레임 아래 정부는 "국가가 외부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며 경제 악화를 정당화할 명분을 얻게 된 것이다.
특히 4월 7일 휴전 선언 이전까지 미국과 이스라엘은 거의 매일 이란 내 주요 인프라를 타격했다. 고위 관료 암살부터 철강소, 석유화학 시설, 도시간 연결 도로망까지 공격 대상이었다. 이는 단순한 군사 작전을 넘어, 이란의 산업 기반과 물류 네트워크를 마비시키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 공세가 오히려 이란 정권에 '국민 통합의 구실'을 제공한 셈이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미국이 우리를 죽이려 한다", "경제가 어렵지만 전시 상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주입하고 있다. 9,200만 국민을 상대로 한 정치적 내러티브 전환이 성공하고 있다면, 이는 외부 압박이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역설적 효과를 낳은 전형적인 사례다.
이번 위기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세계 석유 수출의 20% 이상이 이 좁은 해협을 통과하는데, 이란은 이곳을 봉쇄하고 지나는 선박에 '안전 통행료'를 요구하며 반격에 나섰다. 미 국방부는 이를 "보호 색출(protection racket)"이라고 규정했고, 아랍에미리트(ADNOC)의 술탄 알 자베르 CEO는 "호르무즈는 세계의 해협이지, 이란의 해협이 아니다"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에 미국은 방침을 전환, 페르시아만의 오만만에서부터 개방 수역까지 이란을 향한 '철옹성 봉쇄(iron-clad blockade)'를 선언했다. 국방장관 피트 헤그셋은 "테헤란 정권에게 봉쇄는 시간이 갈수록 조여지고 있다. 들어오는 것도, 나가는 것도 없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재까지 34척의 선박이 미군에 의해 정지됐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도 이란 관련 선박 2척이 압수된 상태다.
문제는 이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중동은 세계 폴리프로필렌의 25%, 폴리에틸렌의 20%를 생산하며, 화학 및 플라스틱 산업에 핵심적인 지역이다. 이 밖에도 황(25%), 비료(15%) 공급에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란의 봉쇄는 단순히 양국 간 갈등을 넘어, 전 세계 산업에 파장을 미칠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이란 지도부는 미국도 장기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부적으로 전쟁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커지고 있으며,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민감한 정치적 시기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군사적 강경책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란은 바로 이 지점을 노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3개월 전만 해도 이란 정권은 붕괴 직전이었고, 국민들은 정부에 등을 돌렸다. 하지만 외부의 공격이 시작되자, 정부는 오히려 '국가 수호자'로 이미지를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란 지도부는 트럼프가 장기적 봉쇄로 인한 국제적 비난, 경제적 부담, 국내 정치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먼저 물러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란은 육로를 통한 대안 무역로, 카스피해를 활용한 북방 경로 등에도 대비 중이다. 하지만 이들 경로는 용량과 비용 면에서 해상 수출에 비해 훨씬 비효율적이라, 물가 상승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이미 1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200만 명의 고용이 위협받고 있다는 보고도 나온다. 하지만 이란은 '버티기'를 통해 정치적 생존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미국이 먼저 눈을 깜빡일 것이라는 계산 아래, 국민의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시간 싸움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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