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쟁이 동남아시아를 뒤흔들고 있다. 한때 생각조차 못했던 주제—말라카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이 통행료를 내야 할지 여부—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이 최근 이 가능성을 언급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The Iran war is pushing Southeast Asia to debate the once unthinkable: Whether ships will need to pay to transit the Strait of Malacca
인도네시아는 말라카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할 가능성을 제시했고, 이는 중동의 호르무즈 해협 사례에서 비롯된 논의다. 하루 200척 이상의 선박이 지나는 말라카해협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 통로 중 하나로, 통행료 논의는 싱가포르를 비롯한 주변국에 중대한 경제적 위협이 된다.
On April 22, Indonesia’s finance minister, Purbaya Yudhi Sadewa, suggested the Southeast Asian country might start imposing levies on ships transiting the Strait of Malacca, which connects the Indian Ocean with the South China Sea. The strait is one of the world’s busiest shipping lanes. Two hundred ships travel through Malacca each day, double the number that pass through Hormuz.
말라카해협은 단순한 바닷길이 아니다. 인도양과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이 좁은 수로는 전 세계 해상무역의 25% 이상을 감당하는 핵심 동맥이다. 하루에 200척이 넘는 선박이 이곳을 통과하는데, 이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량의 두 배 수준이다. 말레이반도와 수마트라 섬 사이에 위치한 이 해협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네 나라가 공동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인도네시아 재무장관 퍼브야 유디 사데와가 ‘통행료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 해협의 미래가 급격히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는데, 우리가 왜 말라카해협에 대해선 안 되겠는가”라며, 수입을 세 나라가 나눈다면 상당한 재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해협 구간이 가장 길기 때문에 가장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발언은 곧바로 국제사회에 충격파를 줬고, 싱가포르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이 발언의 배경에는 중동에서 벌어진 ‘이란 전쟁’이라는 거대한 변수가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통행료를 요구하는 정책을 공식화했고, 심지어 통행료를 원유로 받는 ‘물물교환’ 방식까지 고려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합의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그동안 국제법이 보장해온 ‘무료 항행권’ 원칙에 정면 도전하는 움직임이다. 이런 분위기가 말라카해협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인도네시아 같은 국가들이 ‘자국 영해를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수익을 창출할 권리’를 주장하게 된 것이다.
싱가포르는 이 제안에 대해 단호히 반대하고 있다. 외무장관 비비안 발라크리스난은 CNBC 인터뷰에서 “통행권은 모든 국가에 보장돼야 하며, 우리 지역에서의 항행 통로 폐쇄나 통행료 부과 시도에는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위한 협상이나 통행료 논의는 할 수 없다”며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입장 표명이 아니다. 싱가포르 경제의 핵심은 바로 ‘자유 항행’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세계 최대의 환적항이자 연료 보급(벙커링) 허브로, 연간 13만 척 이상의 선박이 이곳을 찾는다. 말라카해협에 통행료가 도입되면, 선박들은 우회하거나 다른 루트를 찾게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싱가포르에 닥칠 것이다. 통행료가 도입되면 선박 수가 줄고, 항만 수입이 감소하며, 관련 산업 전체가 침체될 수 있다. 이는 국가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또한 싱가포르는 이란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통행료를 요구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며,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유엔 해양법협약(UNCLOS)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중요한 해협은 ‘통행 항행권’이 보장되며, 이를 제한하는 것은 금지된다. 싱가포르는 이 법적 틀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아시아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발언이 ‘시범 풍선’이었더라도, 이처럼 핵심 수로에 대한 통제권 주장이 공공연히 나오기 시작한 것은 그 자체로 위험 신호다.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의 제안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말라카해협에 어떤 조치를 취하든 네 나라(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일방적인 행동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독자적 행보를 경계하는 동시에, 싱가포르의 우려를 완화하려는 균형 잡힌 접근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내부에서는 싱가포르의 외교적 태도에 불만도 있다. 말레이시아 총리 아난 이브라힘의 딸이자 정치인인 누를 이즈자 안와르는, 발라크리스난이 이란과 협상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 “말레이시아는 교류의 장점에 대해 교훈을 듣지 않겠다”며 비판했다. 이는 동남아 국가 간에도 ‘대외 접근법’에 대한 인식 차이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반면 태국은 완전히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4월 20일, 태국 부총리 피팟 래차킷쁘라칸은 말라카해협과 태국만을 잇는 ‘육상 브리지’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도로와 철도로 연결된 이 프로젝트는 말레이반도의 크라 지협을 가로지르는 것으로, 선박이 말라카해협을 돌아가지 않고도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항해 시간을 4일 단축하고 운송비를 15%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총사업비는 1조 바트(약 310억 달러)에 달하지만, 태국 정부는 중동 분쟁으로 인해 해상 운송의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오히려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피팟은 “중동 분쟁은 운송로 통제의 이점을 보여줬다. 태국은 태평양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거점이 되어 큰 이점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말라카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루트’를 만드는 전략으로, 장기적으로 해상 무역의 지형을 바꿀 수 있다.
말라카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할지 여부는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국제 해상 질서의 미래를 가를 중대한 이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시도가 ‘예외’가 아니라 ‘시작’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해양 국가들이 자신의 영해를 수익화하려는 움직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싱가포르, 일본, 한국 등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겐 치명적이다. 특히 한국은 중동에서 원유를 수입하고 동남아를 통해 세계로 수출하는 구조라, 말라카해협의 통행 안정성이 국가 경제의 핵심 변수다.
현재로선 인도네시아의 제안이 공식화되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네 나라의 합의가 필요하고,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의 자체가 시작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중동 전쟁이 해상 무역의 취약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지금, 각국은 ‘자국 중심의 해양 전략’을 재설계하고 있다. 태국의 육상 브리지, 인도네시아의 통행료 논의, 싱가포르의 법적 원칙 수호—이 모든 움직임은 ‘무역의 자유’가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은 시대가 도래했음을 말해준다. 앞으로는 해상 통로의 통제와 수익화, 대체 노선 개발이 새로운 지정학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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