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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이 한꺼번에 재판받는 나라…엘살바도르의 충격적 광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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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chsnap 2026. 4. 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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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엘살바도르의 초거대형 수감 시설 안, 수갑과 발목쇠를 찬 수백 명의 피고인이 대형 스크린 앞에 줄지어 앉아 한꺼번에 재판을 지켜보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들은 MS-13 등 갱단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는 486명으로, 검찰은 이들이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4만 7000건이 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In El Salvador, shackled prisoners watch their mass trial on a big screen

SAN SALVADOR, April 23 (Reuters) - From inside a Salvadoran mega prison, more than one hundred alleged gang members sit in rows, wrists cuffed and ankles shackled, to watch court proceedings on a ‌large screen that will decide the fate of all of them.

이번 재판은 엘살바도르 나야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강력한 갱단 단속 정책 아래 지금까지 열린 집단 재판 중 최대 규모다. 2022년 4월 이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헌법상 권리들을 정지한 부켈레 정부는 9만 1000명 이상을 일괄 구속했고, 집단 재판이 가능하도록 법까지 개정했다.

Reuters witnessed the scene on Thursday as the ‌court oversaw the trial of 486 suspected gang members in the largest mass trial yet under President Nayib Bukele's crackdown on gang violence.

Since April 2022, Bukele ​has used state-of-emergency powers to suspend constitutional rights and detain over 91,000 people, primarily those suspected of being members of the MS-13 and Barrio 18 gangs. His New Ideas party also passed a law that made El Salvador Latin America's only country to allow mass trials.

엘살바도르 CECOT 수용소에서 벌어진 충격적 재판 장면

엘살바도르 테콜루카에 위치한 테러감금센터(CECOT) 안. 이곳은 2023년에 문을 연 초거대형 교도소로, 수용 인원만 4만 명이 넘는다. 감시탑과 철조망, 무장 경비원들 사이로 흰색 제복을 입고 머리까지 밀어버린 수감자들이 줄지어 앉아 대형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다. 그들이 보는 건 바로 자신들의 재판이다. 수갑과 발목쇠를 찬 채, 한꺼번에 486명이 재판을 받는 이 장면은 마치 SF 영화 같지만, 현실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로이터 통신이 2026년 4월 23일 촬영한 이 광경은 '대량 재판'(mass trial)이라는 극단적 사법 절차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검찰은 이들이 MS-13과 바리오 18이라는 두 주요 갱단에 소속되며,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4만 7000건 이상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 기소된 혐의는 '갱 조직 가입'이라는 사실 하나에 집중돼 있다.

이번 재판은 단순한 법정 절차를 넘어, 부켈레 정권의 통치 철학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무대다. 피고인들은 다섯 곳의 교도소에 흩어져 있지만, 법원은 원격으로 모든 피고인에게 동시에 재판을 진행한다. 대형 화면을 통해 각 수감소의 피고인들이 동시에 재판을 보는 방식이다. 이들은 변호사와의 비공개 접견도 제한적이고, 재판은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심지어 언론조차 내부 촬영 허가를 받기 위해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폐쇄성은 국제 인권 기구의 경고를 낳고 있다.

부켈레의 '강력한 치안 정책'과 국가비상사태의 연장선

나야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2019년 취임 이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였던 산살바도르를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그의 핵심 정책은 단 하나, '강력한 단속'이었다. 2022년 3월, MS-13 갱단이 단 하루 만에 87명을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부켈레는 즉각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 이 비상사태는 이후 10차례 이상 연장되며 현재까지도 유효하다. 이 기간 동안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 집회 자유, 비밀통신의 자유 등이 정지된 채, 경찰은 영장 없이도 사람을 체포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9만 1000명 이상이 구속됐다. 대부분은 '외형상 갱단 멤버 같아 보인다'는 이유로 길거리에서 체포된 젊은 남성들이다.

이런 조치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샀지만, 엘살바도르 국민들의 지지는 오히려 높아졌다. 2025년 기준 살인율은 10만 명당 1.3명으로, 2022년 7.8명에서 급감했다. 국민들은 '안전'이라는 결과를 우선시하며, 부켈레의 강수를 지지한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부켈레의 지지율은 90%를 웃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들이 무고한 피해자냐? 아니다. 수천 가족이 이들의 테러로 사랑하는 이를 잃었다'고 강조하며, 피고인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한다. 이처럼 '피해자 중심 서사'를 앞세워 비상사태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전략이 통한 셈이다.

집단 재판, 정의인가 형식적인 절차인가?

하지만 이런 '성과' 뒤에는 심각한 인권 침해 논란이 도사린다. 워싱턴 라틴아메리카사무소의 아나 마리아 멘데스는 '검찰이 제시하는 자료가 사실인지 검증할 길이 없다. 엘살바도르에선 비밀이 이제 일상이 됐다'고 지적한다. 엘살바도르 형사 변호사인 로크사나 카도나는 '집단 재판은 방어권 자체를 무너뜨린다. 변호사가 피고인과 일대일로 상의해 방어 전략을 세우는 게 불가능하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피고인 대부분은 기소 후 2년 넘게 재판을 받지 못한 채 구금 중이며, 이는 국제사법 기준상 '과도한 구속'에 해당한다.

더 큰 문제는 '갱 조직 가입'이라는 혐의의 모호성이다. 이 혐의는 갱단에 소속된 사실 자체를 범죄로 규정하는 것으로, 구체적인 범죄 행위와 무관하게 처벌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는 '죄를 지은 행동'이 아니라 '그 사람이 속한 집단'에 따라 처벌하는 시스템으로, 법의학적 증거나 직접 증거보다는 외형(문신, 옷차림, 거주 지역 등)에 기반한 판단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인권감시단과 IACHR(아메리카인권위원회)은 반복적으로 '비상사태의 남용'과 '사법 절차의 비정상화'를 경고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치안 회복의 필수 과정'으로 일축한다.

엘살바도르 사례가 던지는 질문: 안전과 자유,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엘살바도르의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치안 위기'를 겪는 국가들에게 강렬한 시사점을 던진다. 범죄가 기형적으로 확산된 지역에서, 전통적인 사법 시스템은 종종 무력해진다. 증인은 위협받고, 경찰은 부패하며, 법원은 지연된다. 이런 상황에서 부켈레식 '즉결 처벌' 모델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실제로 라틴아메리카 일부 국가들, 페루, 온두라스, 도미니카 공화국 등에서는 '부켈레 따라하기'가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델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가? 인권 침해의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안전을 선택하는 것이 진정한 정의인가? 이런 질문은 단순한 법적 논의를 넘어,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근본을 흔드는 문제다. 엘살바도르의 대형 스크린 앞에 앉은 수백 명의 수감자들은, 단지 범죄자라기보다는, '비상시대'라는 거대한 정치 실험의 증인이자 희생양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두려움, 무표정, 절망, 때론 도전적인 눈빛이 교차한다. 그 눈빛 속엔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왜 여기에 있는가'라는 침묵의 외침이 담겨 있다. 이 재판이 끝난 후에도, 그 질문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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