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국채 가격이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선물가격이 3% 이상 오르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상했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는 내년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Treasuries fell as rising oil prices threatened to keep inflation at levels that could prompt the Federal Reserve to raise interest rates next year.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하루 만에 3% 넘게 급등했고, 미국 내 주요 도시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4월 말 기준 갤런당 4달러를 훌쩍 넘겼다. 그런데 이번 주 들어선 4.50달러를 돌파하는 지역도 속출하고 있다. 이건 단순한 계절적 수요 증가가 아니다. 미국이 2월 말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개시한 이후 중동 산유국의 공급망이 심각하게 제한되면서 발생한 구조적 공급 차질이다. 전쟁 발발 전만 해도 원유 가격은 현재보다 약 30% 낮았고,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3달러 아래에서 움직였다.
이런 에너지 가격 급등은 단순한 ‘에너지 인플레이션’을 넘어 핵심물가(core inflation)로 전이될 위험을 안고 있다. 포트워싱턴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댄 카터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에너지 가격이 오래 지속될수록 핵심 물가로의 전이 가능성은 커진다”며 “30년물 국채 금리가 올해 안에 5%를 돌파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30년물 금리는 5.02%까지 치솟아 올해 최고치와 불과 2bp 차이에 머물렀고, 2년물 금리는 4% 선에서 등락했다.
이런 시장 움직임은 단순한 수급 문제를 넘어 글로벌 채권 시장의 신뢰 기반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신호다. 특히 30년물 금리 5%는 심리적·기술적 버팀목 수준으로 오랫동안 작용해 왔다.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채권 시장의 가격 형성 메커니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지난 화요일 발표된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간 3.8% 상승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월간 상승률은 전문가 예상과 일치했지만, 핵심 CPI(식료품과 에너지 제외)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2.8% 올라 예상보다 높았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충격이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물가 압력이 자리잡고 있다는 증거다.
실제로 시카고 연은행장 오스턴 굴즈비는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적으로 퍼져 있으며, 경제 과열(overheating) 조짐마저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장 기반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고공행진 중이다. 10년 만기 물가연동채(TIPS)의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은 2.5%까지 상승했고, 이는 2월 말 2.25%에서 크게 뛴 수치다.
이런 데이터는 연준에게 치명적이다. 연준의 공식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2%이며, 이를 달성한 마지막 시점은 2021년 초였다. 그런데 지금은 에너지 외 항목까지 물가가 오르고 있어 통화정책의 유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한 상황이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 길트 수익률도 8~10bp 급등했고, 30년물은 무려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채권 시장의 불안은 단순한 금리 문제를 넘어 정치적 리스크에서 비롯됐다. 키어 스타머 총리가 조기 퇴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후임 정부의 재정 운용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다. 정부 부채 관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금리 상승으로 직결된다.
이런 글로벌 채권 시장의 동반 급등은 ‘리스크 온(Risk-on)’ 환경이 아닌, 전방위적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회피 심리로 해석해야 한다. JP모건이 조사한 채권 투자자 심리에 따르면, 순수 숏 베팅(매도 포지션)은 2월 초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투자자들이 이미 ‘장기 금리 상승’을 정배로 본다는 의미다.
게다가 10년 만기 국채 420억 달러 입찰 결과도 악화됐다. 낙찰 금리는 4.468%로, 입찰 마감 직전의 지표 수익률(4.464%)을 웃돌았다. 이는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방증이다. 채권 발행에 대한 시장의 수용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모든 상황이 겹치는 시점에, 연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의장을 대신해 케빈 워시를 차기 연준의장 후보로 지명한 것이다. 트럼프는 임기 내내 연준에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해 왔고, 워시는 그런 입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즉, ‘정치적 압력에 휘둘리는 연준’의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네이트 하이드는 “워시 체제 하에서 연준이 대통령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는 지나친 완화 정책을 펼칠 경우, 장기물 금리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며 “이건 지금까지 장기 국채 수익률에 반영되지 않았던 새로운 리스크”라고 말했다.
결국 에너지 공급 충격, 인플레이션 기대 확산, 글로벌 채권 시장 불안, 정치적 개입 리스크까지 네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티시스 북미의 존 브릭스 전략가는 “전쟁이 끝나야 인플레이션 압력이 언제 해소될지 계산이라도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 유가 기반 인플레이션이 다른 모든 분야로 퍼지는 꼬리 위험이 점점 커진다”고 경고했다.
시장은 이제 단기적 금리 인하 기대를 거의 포기한 상태다. 선물시장은 2027년 내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80% 이상을 반영하고 있다. 이건 2월 전만 해도 ‘금리 인하 2회’를 예상했던 시장과 정반대의 전환점이다. 채권 시장은 더 이상 ‘안전 자산’이 아니라, 인플레이션과 정치 리스크를 투영하는 전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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