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 오로만은 켄터키주 체임버즈 다운스의 흙길 위에서 자랐다. 다섯 달째 때부터 경마장에 발을 디뎠고, 18세에 공식 트레이너가 됐으며, 현재까지 체임버즈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승리를 기록한 경마 트레이너다. 그는 자신이 평생 말과 함께한 경마장의 삶이, 정치 무대인 상원의석 도전에 가장 좋은 준비였다고 말한다.
Why Dale Romans believes a life spent on the track prepared him for a seat in the Senate
오로만은 정치 경력이 전무하다. 말의 분뇨를 치우는 일에서 시작해 말의 컨디션을 책임지는 트레이너로 살아온 그는, 자신이 ‘생짜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내세운다. 2025년 5월 19일, 켄터키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미치 맥코널이 떠난 자리를 두고 7명의 후보와 경쟁을 펼친다.
On May 19 of this year – Preakness week in horseman parlance – Democrats in Kentucky will cast their votes in their primary, choosing from among the seven candidates who will vie against the Republicans for Mitch McConnell’s vacated seat.
데이 오로만의 삶은 말 그대로 경마장과 동거동락했다. 그는 5개월 때부터 아버지 제리 오로만이 말을 훈련시키던 체임버즈 다운스의 4번 외양간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어릴 적엔 경마장 안을 자유자재로 뛰어다니며 말을 만지고, 기수들을 따라다니며 말의 호흡, 걸음걸이, 심지어 기분까지 읽는 법을 배웠다. 18세에 정식 라이선스를 딴 그는 이후 아버지의 외양간을 물려받아 켄터키 경마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승리를 기록한 트레이너가 됐다. 이건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경마계에선 1000승도 힘든 일인데, 오로만은 수천 번의 레이스를 지휘했고, 수백 마리의 말을 컨디션 조절하고, 수천 명의 기수·조교·수의사와 협업해온 사람이다. 그는 경마장의 생태계를 몸으로 알고 있는 전문가다.
그런 그가 2025년,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켄터키주 상원의원 민주당 예비선거에 출마한 것이다. 상대는 공화당의 상징, 미치 맥코널이었다. 36년 동안 상원을 지배한 인물의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경선이니, 후보들의 관심과 언론의 시선도 집중됐다. 하지만 오로만에게는 단 하나의 약점이 있다. 정치 경력 제로. 그는 공식적인 정치 조직에서 일해본 적도, 공직을 맡아본 적도 없다. 유일한 관련 활동은 켄터키 경마인 복지보호협회(Kentucky HBPA) 회장직뿐이다. 이 역시 경마계 내부를 위한 로비 활동이지, 주 정부 정책을 만든 경험은 아니다.
하지만 오로만은 이 점을 오히려 무기로 삼는다. “내가 정치판에 뛰어든 이유는, 정치판이 너무 정치판 같아졌기 때문이다. 말만 화려하고, 약속은 많지만 지키는 건 없지 않나. 난 말을 다루는 사람이다. 말은 거짓말을 안 해. 컨디션이 안 좋으면 걸음이 느려지고, 아프면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경마장에선 다들 솔직해야 살아남는다”라고 그는 말한다. 그의 슬로건은 ‘Straight Talk. Hard Work. No Games.’ 즉, ‘정직한 말, 열심히 일하라, 장난치지 마라’다.
오로만의 출마 배경에는 켄터키 정치의 변화와 경마 산업의 위기가 맞물려 있다. 경마는 과거 미국 스포츠의 중심이었지만, 최근 들어선 서서히 퇴조하고 있다. 특히 켄터키는 경마의 상징지지만, 도박 산업의 디지털 전환, 젊은 층의 관심 이탈, 동물 복지 논란 등으로 경마장은 점점 더 낡은 산업으로 치부된다. 이 과정에서 경마 종사자들의 목소리는 외면받기 일쑤였다. 외양간 뒤에서 일하는 조교, 수의사, 트레이너들은 보이지 않는 노동자로 전락했다.
이때 오로만은 자신이 그들의 대변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경마장 사람들은 대부분 블루칼라다. 하지만 경마를 움직이는 돈은 리치한 오너들, 대기업들 속에서 흐른다. 나는 그 사이의 다리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민주당 내에서도 중도 성향을 표방하며, 극단적 진보도, 보수도 아닌 ‘현실 정치’를 외친다. 특히 지역 일자리 창출, 소상공인 지원, 농촌 보건 의료 확대 같은 정책을 강조한다.
흥미로운 건, 그의 정치 색깔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경마계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성향이다. 돈 있는 오너들이 많고, 세금 정책이나 규제 완화를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양간 뒤에서 일하는 이들은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오로만은 이 두 세계를 모두 알고 있다. 그는 “나는 트럭을 몰고 외양간에 출근한다. 넥타이 매고 회의실에 가는 게 익숙하지 않다”며 “그래서 내가 진짜 민심을 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경선 여론조사에서 초반에는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최근 들어 지지율이 서서히 상승 중이다. 특히 루이빌과 렉싱턴 외곽의 중소 도시 유권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얼굴’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후보들인 찰스 북커와 애미 맥그라스는 이미 두 차례나 민주당 후보로 지명됐던 인물들이다. 반복된 실패 이후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선 ‘다른 선택지’에 대한 갈망이 커졌고, 오로만은 그 틈새를 파고든 것이다.
오로만은 “경마장과 정치판은 아주 비슷하다”고 단언한다. “모두가 승부를 본다. 정보전이고, 심리전이다. 경마에선 기수와 트레이너, 오너가 한 팀이 되지만, 각자 이해관계가 다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의원들, 로비스트, 유권자, 언론.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지만, 움직이는 이유는 다르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그는 “경마에선 하루하루가 생존이다. 승률이 떨어지면 계약이 끊기고, 말이 다치면 수입이 끊긴다.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실수 한 번이 신뢰 붕괴로 이어지고, 한 번의 패배가 정치 생명의 끝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패배’에 익숙하다. 첫 승리는 52번째 출전, 16개월 만에 기록했다. “그때 배운 게 있다. 포기하지 않는 법,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법”이라고 그는 회상한다.
이런 철학은 그의 캠페인 방식에도 드러난다. 그는 TV 광고보다 지역 커뮤니티 행사에 더 많이 나타난다. 농민 시장, 고교 농구 경기, 소방서 기금 모금 행사 등에서 유권자들과 직접 대화한다. 그의 캠프는 “오로만은 유권자에게 ‘투표해달라’는 말보다 ‘내 말을 들어달라’는 말을 더 많이 한다”고 전한다.
또한 그는 SNS 전략에서도 차별화를 둔다. 유튜브에선 ‘오늘의 트레이닝 루틴’ 같은 영상을 올리며, 경마 일상을 공유한다. 한 영상에선 “이 말은 어제 열이 났지만, 오늘 아침 체온이 정상이에요. 이게 바로 믿음과 책임이죠. 정치도 마찬가지예요”라며 자연스럽게 정책 메시지를 연결한다. 이 콘텐츠는 젊은 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TikTok 정치’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오로만의 ‘생활형 콘텐츠’는 차별점으로 작용한다.
현실적으로 오로만의 승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론조사에서 그는 여전히 찰스 북커, 애미 맥그라스에 비해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진보 진영은 그를 ‘정치적 무경험자’ ‘보수적 성향의 위선자’로 평가절하한다. 반면 공화당은 “경마장 트레이너가 연방 상원을 어떻게 이끌겠냐”며 조소한다.
하지만 오로만은 “나는 이미 이겼다”고 말한다. “내가 출마했을 때, 수천 명의 경마 종사자들이 문자를 보냈다. ‘드디어 우리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나왔구나’라고. 이게 승리다”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지지율보다 ‘대표성’에 더 무게를 둔다.
또한 정치 평론가들은 “오로만이 1위를 하지 않더라도, 3~4위 안에 들어가면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한다. “그가 토론 무대에 오르면, 경마 산업, 농촌 일자리, 중소 도시 문제 같은 이슈들이 자연스럽게 언급될 수밖에 없다. 기존 정치인들이 자주 무시하는 민생 문제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존재 자체가 메시지다”라는 평가다.
결국 오로만의 도전은 ‘한 사람의 정치 입문’을 넘어서, ‘보이지 않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정치 무대에 올리는 상징적 사건이다. 그가 이기든 지든, 켄터키 정치의 지형에는 분명한 균열이 생긴 셈이다. 그리고 그 균열 사이로, 말의 숨결과 흙내음이 풍기는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이 스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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