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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새 의장 후보가 말하는 '아수라장 회의' 🔥

시사

by techsnap 2026. 5. 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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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요약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가 통화정책 회의를 더 '아수라장처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가족 싸움(good family fight)”이 더 나은 경제 결정을 낳는다고 강조하며, 다양한 의견 충돌을 통한 정책 수립을 지지했다.

Kevin Warsh says he wants 'messier' Fed meetings. As dissent grows, he's likely to get them.

Incoming Federal Reserve Chair Kevin Warsh said during his confirmation hearing that he wants “messier” interest-rate-setting meetings, where a “good family fight” can lead to better economic decisions.

연준 내부, '금리 인하 신호' 두고 격렬한 갈등 중

지난 수요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무려 세 명의 지역 연은 총재가 정책 성명서에 서명을 거부하며 이례적인 반대를 표명했다. 클리브랜드 연은의 베스 해멕 총재, 미니애폴리스 연은의 닐 카슈카리 총재, 댈러스 연은의 로리 로건 총재는 성명서에 포함된 ‘금리 인하 기류’를 시사하는 표현에 반대했다. 이들은 금리를 계속 ‘현 수준 유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여전히 높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연준 이사회 이사인 스티븐 미란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결정에 반대하며, 0.25%p의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이런 다수의 이의 제기는 1992년 10월 이후 최초다. 당시엔 연준이 의사결정을 실시간으로 발표하지 않던 시절이라, 이 dissent(이의) 기록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이런 내부 갈등은 단순한 정책 차이를 넘어, 새 의장 후보 케빈 워시가 직면할 거대한 도전의 예고편이다. 워시는 최근 인플레이션 완화 기조를 시사한 바 있어, 시장에선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하지만 이번 다수의 dissent는 워시의 정책 기조 전환을 제동할 수 있는 강력한 신호다. 특히 해멕, 카슈카리, 로건은 모두 보수적인 통화정책 성향을 가진 인사들로, 인플레이션 목표치(2%) 달성이 완전히 안정될 때까지 금리 인하는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파월의 '장기 잔류', 연준의 정치적 중립성 위기

한편, 현직 연준의장 제이 파월은 리더십 임기가 다음 달 종료되지만, 연준 이사로서는 2028년 초까지 재직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전통적으로 지켜져 온 ‘의장 퇴임 후 즉시 퇴출’ 관행을 깬 결정이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이사회 내에서 낮은 프로필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현실적으로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토머스 라이언은 “파월의 잔류는 비둘기파 성향의 스티븐 미란 이사가 떠나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는 FOMC의 전체적 성향을 매파적으로 기울게 만들고, 워시가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데 있어 난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파월이 물리적 자리는 비웠지만, 여전히 연준 내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는 워시가 독자적 정책 기조를 세우는 데 제약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 측정 기준조차 '정치적'이 되어버린 현실

워시는 인플레이션 판단 기준에 대해서도 기존의 핵심 PCE(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보다 ‘자른 평균(trimmed mean)’ 방식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 방식은 월별 물가 변동치 중 극단값(아웃라이어)을 제거한 후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클리블랜드 연은이 자체적으로 산출하고 있다. 워시는 “핵심 PCE는 대략적인 지표에 불과하며, 자른 평균을 보면 인플레이션 기조가 이미 다소 개선되고 있고 꽤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 클리브랜드 연은 총재인 로레타 메스터는 이 방식에 경고를 보냈다. 그녀는 “자른 평균은 하향 편향이 크기 때문에 지금 같은 시점에 이를 채택하는 것은 특히 위험하다”며, “극단적인 가격 상승을 무시함으로써 인플레이션 압력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최근 유가 급등이나 식료품 가격 상승(특히 베이컨 등)은 단기 충격이지만, 이들이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측정하느냐는 순전히 기술적 문제를 넘어, 정책 방향성을 결정하는 정치적·철학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AI와 혁신 사이클, 연준의 새로운 고려 변수

워시는 과거 인공지능(AI)이 생산성을 극적으로 높여 인플레이션 억제에 기여할 수 있으며, 이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청문회에서도 그는 AI와 ‘혁신 사이클’이 장기적으로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과거와 같은 강한 어조로 재확인하지는 않았다. 대신 “AI가 고용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금리 결정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말했다.

즉, 워시는 AI가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노동시장 구조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일부 직업의 자동화로 실업률이 오를 수 있고, 이는 다시금 통화정책의 복잡성을 높인다. 이런 맥락에서 워시가 말하는 ‘좋은 가족 싸움’은 단순한 의견 충돌이 아니라, 다양한 시나리오와 리스크를 충분히 검토한 끝에 내리는 결정을 의미한다. 그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갈등이 있더라도, 그 결과로 더 나은 결정이 나온다면 그것이 바로 좋은 갈등”이라며, “실수를 하더라도 빨리 바로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케빈 워시가 이끄는 연준은 과거처럼 단일 기조를 강조하기보다는, 다양한 관점이 충돌하고 논의되는 ‘ messier(더 어지럽고 복잡한)’ 회의를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장에선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견고하고 균형 잡힌 정책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억제와 성장 둔화, AI 충격, 정치적 압력 등 복합적인 변수들을 모두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워시의 리더십은 초유의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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