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워싱턴과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은 핵추진 잠수함 프로그램 추진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이후 6개월이 넘도록 후속 협상은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지연이 아니라, 사업 자체가 조용히 무산될 수 있다는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A plan to build Korean nuclear-powered submarines in the United States appears stalled. More than six months have passed since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agreed in principle to pursue a nuclear-powered submarine program, yet follow-up negotiations have never begun. The concept was placed on the table; the starting gun was never fired. The suspicion that this initiative may be quietly dying grows harder to dismiss.
최근 발표된 몇 가지 상황은 이러한 의구심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프로그램 추진을 승인하며, 해당 잠수함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훌륭하다'고 언급했던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필라델피아 조선소는 1분기 481억 원, 약 3,300만 달러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가 확대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목했던 이 조선소가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방대하고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Recent developments have deepened those doubts. When President Donald Trump authorized South Korea's nuclear-powered submarine program Oct. 29, he announced on social media that the vessels would be built at Philly Shipyard -- the facility he singled out as "great." Since then, Hanwha Philly Shipyard posted operating losses of 48.1 billion won, or about $33 million, in the first quarter, with deficits widening. One may legitimately ask whether a shipyard hemorrhaging money -- the very yard Trump personally tasked with this historic mission -- can sustain so vast and technically demanding an undertaking.
지난 5월 11일, 미국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잠수함 승인 이후 양국 국방 장관이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많은 기대가 모아졌고, 한국 국방부 역시 이를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회담 후 발표된 공동 성명에는 핵추진 잠수함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한국 언론들은 이 회담을 마치 양측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묘사했다. 한국은 '한국 주도의 한반도 방어'를 강조했고, 미국은 '방위비 분담'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겉보기에는 긴밀한 동맹국들이 마치 적대적인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처럼 행동했고, 이는 한때 상상하기 어려웠던 결론, 즉 핵추진 잠수함 프로그램이 테이블에서 사라졌을 가능성을 높였다.
이 회담은 한미 연합 국방 협의체가 시작되기 불과 하루 전에 급하게 소집되었다. 이는 앞으로 어려운 안보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신호였다. 회담의 결과는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성과였던 핵추진 잠수함 공동 건조 약속을 발전시키지 못한 실패로 평가된다. 당초 올해 초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핵추진 잠수함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확장된 농축 및 재처리 권한, 그리고 더 넓은 조선 협력과 함께 논의될 예정이었던 이 방문은 단 한 차례의 공식적인 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태스크포스는 여러 차례 워싱턴을 방문했지만, 이는 실질적인 논의를 위한 것이 아닌 예비 접촉에 불과했다.
도대체 왜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일까? 트럼프 대통령이 핵추진 잠수함 프로그램을 승인했을 당시, 그는 한미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선언했다. 무엇이 이 동맹을 약화시키고 합의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는지 추적하는 것이야말로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한국 언론들은 잠수함 관련 논의의 침묵을 한국의 대미 투자 지연과 미국 상장 한국 전자상거래 기업인 쿠팡에 대한 한국 규제 당국의 조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이러한 요인들이 작용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10월 승인 이전에 이미 존재했으며, 당시에는 승인을 막지 못했다. 이는 이 요인들이 협상이 동결된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어쩌면 더 결정적인 설명이 간과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바로 이란과의 전쟁을 둘러싼 서울과 워싱턴 간의 긴장이다.
이화여대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는 이러한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해당 회담이 "미국이 해상자유구축 참여를 포함해 수많은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열렸으며", 서울은 "자신이 원하는 것(잠수함 포함)을 주장하기보다는 숙제를 받게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예측했다. 그의 예측은 정확했다. 워싱턴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 회복을 목표로 하는 미국 주도의 프레임워크인 해상자유구축(Maritime Freedom Construct)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강하게 압박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해상자유구축에는 한국 화물선 HMM 나물호가 피격당해 승조원이 사망한 사건 이후, 국방장관 피터 헤그세스가 가장 열렬한 옹호자 중 한 명으로 활동해 왔다.
서울은 회담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이며, 이는 워싱턴이 의도적으로 잠수함 문제를 회피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 이면의 논리는 읽기 어렵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10월 승인은 경주에서 이루어진 구체적인 한국의 경제적 약속에 따른 것이었다. 이제는 동일한 거래적 논리가 반대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워싱턴은 민감한 방위 기술에 대한 추가적인 협력이 공유된 안보 부담에 대한 한국의 가시적인 기여를 요구하고 있음을 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상자유구축은 공식적인 군사 동맹이 아니며, 한국이 이란 분쟁 당시 압력을 받았던 병력 파병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는 군사 파트너에 가까운 자세, 즉 정보 공유, 외교적 압력 조율, 그리고 항행의 자유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를 요구한다. 서울은 국제법, 동맹 의무, 그리고 안보 환경을 고려하며 참여 여부를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신중함이 이미 대가를 치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유럽 주도의 이니셔티브에 대한 한국의 태도와는 대조적이다. 워싱턴과의 무역 긴장, 특히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문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다국적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4월 17일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가 공동 주최한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해협을 통한 항행의 자유 보장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를 약속했으며, 한국 군 장교들은 4월 30일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한 장성급 화상회의에 참여했다. 서울은 유럽 주도의 외교적 틀을 갖춘 이니셔티브가 미국과의 공식적인 연대보다 정치적 위험이 낮다고 계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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