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의 혼란은 미국과 중국의 태평양 전면전을 대비한 ‘사전 연습’에 불과하다고 싱가포르 외무장관이 경고했다.
The Strait of Hormuz chaos is just a ‘dry run’ for if war breaks out between the U.S. and China, Singapore foreign minister says
싱가포르의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무장관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어지는 혼란이 향후 미국과 중국 간 충돌 시 발생할 수 있는 글로벌 무역 마비의 연습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가 중국과 미국 모두와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어떠한 측에도 편을 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Today’s tumult in the Strait of Hormuz may be a dress rehearsal for tomorrow’s war in the Pacific, according to Singapore Foreign Minister Vivian Balakrishnan. The city-state considers both the United States and China as partners.
싱가포르 외무장관 비비안 발라크리쉬난이 던진 말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그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싱가포르가 처한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하면서도, 국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외교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미국과의 경제적 유대가 매우 깊다. 2024년 기준 미국계 다국적 기업들의 직접 투자 규모는 싱가포르 외국인 직접 투자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무역 흑자도 지난해 36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2023년 17억 달러 대비 무려 91.5% 증가한 수치다. 동시에 중국은 싱가포르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기도 하다. 두 초강대국과 동시에 깊은 경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양쪽 다 등에 업고 가는 전략이 가능했던 건, 지금까지 글로벌 질서가 어느 정도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어지는 혼란은 그 안정성에 균열을 내고 있다. 이란의 선박 나포와 해상 봉쇄, 미국의 대응, 그리고 중국의 조용한 수확까지—이 모든 것이 새로운 세계 질서의 시그널이다. 발라크리쉬난은 이를 '연습'이라 했지만, 그 의미는 분명하다. 이 사태가 태평양에서 반복된다면, 말라카 해협 같은 글로벌 무역의 핵심 통로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경고다. 싱가포르로서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수송량의 20%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다. 현재 미국이 이란에 대한 봉쇄를 강화하면서 석유 가격은 요동치고 있고, 선박 운항은 위험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중국은 조용히 이득을 보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수요가 다변화되면서 중국산 액화천연가스(LNG)나 대체 에너지 수출 기회가 커지고 있고, 미국의 제재 정책이 오히려 중국과 이란, 러시아 같은 국가들 사이의 '디지털 위안화-에너지 거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석유 거래에서 달러를 배제하려는 '데돌러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란이 통행 선박에 통행료를 요구하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국제법상 '자유항행'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 사례가 말라카 해협에도 전례를 남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재정장관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는 인도네시아가 말라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태국도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크라 운하'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는 말라카 해협의 중요성을 약화시키고, 싱가포르의 해상 물류 허브 입지를 직접 위협하는 움직임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발라크리쉬난 장관이 내세운 외교 철학은 명확하다. '우리는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워싱턴이나 베이징 중 누구에게도 편을 들지 않겠다. 필요하면 둘 다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아니오'라고 말할 때는 상대방의 지시를 따른 게 아니라, 오직 싱가포르의 장기적 국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자율성'이다. 싱가포르는 유용할 수는 있지만, 이용당하지는 않겠다는 선을 긋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말라카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이미 '협력적 메커니즘'을 통해 말라카 해협의 자유항행을 보장하고 있으며, 통행료 부과는 세 나라 모두의 이익에 반한다고 본다. 발라크리쉬난은 "모든 국가에 대한 과거항행권은 보장되어야 하며, 우리 지역에서 항로 폐쇄나 통행 차단, 통행료 부과는 일절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선언이 아니라, 싱가포르의 국가 정체성을 걸고 한 약속이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이런 입장이 지역 내에서 모두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말레이시아의 나이동당 부의장 누룰 이자아 안와르는 최근 "이란과의 협상에 나설 이유가 없다. 국제법이 무역로의 통행을 권리로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싱가포르의 접근법을 비판했다. 말레이시아는 이란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통행에 대한 면제를 받은 소수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이 같은 분열은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이미 '자국 중심' 외교가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다.
싱가포르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을 택하려 하지만, 그 주변국들은 각자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수익화를, 태국은 대체 노선을, 말레이시아는 정치적 독립성을 내세우며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결국 싱가포르의 외교 전략이 성공하려면, 단순한 '중립'을 넘어서, 주변국들과의 신뢰와 협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호르무즈의 혼란은 태평양을 향한 경고음일 뿐이다. 진짜 시험은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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